이 게임 캐릭터를 저 게임으로? 엔진의 멀티버스 시스템 분석
이 게임 캐릭터를 저 게임으로? 엔진의 멀티버스 시스템 분석
  • 이재덕 기자
  • 승인 2019.03.26 14: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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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C코믹스의 멀티버스와 유사한 개념...SDK 공개로 더욱 확대
-콜라보 게임의 상위 개념...탈중앙화와 중앙화의 세계 이동도 가능
-유니티게임 신작들 엔진 SDK 도입시 폭발적 확대 기대
멀티버스로 게임 세계를 분리시키는 유리 벽이 파편처럼 부서진다
멀티버스로 게임 세계를 분리시키는 유리 벽이 파편처럼 부서진다

이 게임 캐릭터를 저 게임에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은 생각 만으로 가슴 벅찬 일이다. '열정'과 '애정'이 담긴 캐릭터와 아이템이 무한한 가치를 지닌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작년 11월 '마인크래프트, 블록체인 게임 캐릭터 품었다'라는 기사는 업계에 신선한 충격을 던졌다. '탈(脫)중앙화(블록체인)'와 '중앙화(모장서버)'의 세계를 넘나들며 게임을 하는 시대가 열렸기 때문이다. 이것을 엔진은 '멀티버스(Multiverse)'라고 부른다. 

 

◇ DC코믹스의 '멀티버스'...그리고 엔진월렛이 삼성폰에 들어간 이유

'멀티버스'라는 개념은 DC코믹스에서 먼저 나왔다. 슈퍼맨과 배트맨은 서로 만날 일이 없었다. 하지만 두 영웅을 만나게 해달라는 독자의 요청에 따라 같은 작품 속에서 만났다. 그렇게 DC코믹스의 세계관은 한 없이 넓어졌고, 유니버스(우주)가 멀티(여러개)인 '멀티버스(다중우주)'로까지 커졌다. 

하나의 작품에서 만난 슈퍼맨과 배트맨
하나의 작품에서 만난 슈퍼맨과 배트맨(사진=syfy)

결국 세계관이 꼬이면서 다시 '리부트'로 돌아서긴 했지만 슈퍼맨과 배트맨의 만남은 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고, 큰 재미를 선사했다. 마인크래프트 세계에 들어간 '고어드'라는 캐릭터도 이와 같은 멀티버스 개념의 캐릭터다. '워오브크립토'라는 블록체인 RPG 속 캐릭터가 대중적인 인기를 한 몸에 받고 있는 '마인크래프트'의 세계 속으로 들어간 것이다. 

마인크래프트는 세계 최강이라 불러도 좋을, 인기 샌드박스 게임이다. 2011년 출시된 이 게임이 24일 한국 구글스토어 기준 , 브롤스타즈와 배틀그라운드에 이어 DAU(일간 활성사용자수) 순위 3위다. 마인크래프트는 8천원 대의 유료게임이다. 그럼에도 수 십, 수백만이 즐긴다는 것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 그렇게 마인크래프트는 10년 가까운 세월동안 최고의 모바일게임으로 위세를 떨쳤다. 

한국 유저들에게는 듣보잡(?)일 수도 있는 '엔진'이라는 회사가 글로벌 기업 삼성과 제휴를 맺을 수 있었던 데는 '마인크래프트'의 공이 컸다. 엔진은 마인크래프트 아이템 거래 플랫폼을 제공하여 큰 성공을 거둔 회사였기 때문이다. 이번 일은 '멀티버스'를 전면에 내세운 엔진의 비전도 통했겠지만, 세계적인 인기의 '마인크래프트'로 기반을 닦은 회사라는 점이 삼성의 믿음이 샀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마인크래프트가 품은 블록체인게임 캐릭터
마인크래프트가 품은 블록체인게임 캐릭터


◇ '멀티버스'를 위한 무한한 노력...'콜라보'

엔진의 '멀티버스'를 약간 다른 시점에서 보면 '컬래버(콜라보)'가 보인다. 슈퍼맨과 배트맨을 한 영화에서 보고 싶었듯이, 서로 다른 게임 캐릭터를 한 곳에서 보고싶어하는 유저들의 갈망은 역사가 깊다. 

'철권vs버파' 게임이 존재했다
'철권vs버파' 게임이 존재했다

오래전 남코의 대전격투게임 '철권(TEKKEN)'에 빠져 있을 때, '철권 VS 버파(버추얼파이터)'의 조합을 꿈꾼 적이 있다. 두 게임의 메인 캐릭터 '아키라'와 '진카자마'와의 대결을 보고싶어한 유저는 넘쳐 났다. 실제 '버추어파이터 2VS 철권2'라는 게임도 있었으나, 격투 기술이 제대로 들어가지 않아 유저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졌다. 

이후 유저들의 멀티버스에 대한 이러한 갈망은 '컬래버'라는 한 마케팅의 형태로 해소되고 있다. 한 예로 2018년 가장 많이 팔린 게임 몬스터헌터월드에는 스트리트파이터의 류와 사쿠라에 이어 메가맨, 데빌메이크라이 단테, 파이널판타지 시리즈를 등장시켜 좋은 반응을 얻었다. 

몬헌이 품은 스파 캐릭터
몬헌이 품은 스파 캐릭터

엔진의 멀티버스는 단순한 '컬래버'를 넘어선다. 다른 게임 캐릭터가 등장하는 것에만 그치지 않고, 현금성이 있는 가치(ENJ)를 지니고, A에서 키운 것을 B에서 써먹을 수 있는 등 게임간의 이동이 자연스럽다는 점에서 '컬래버' 보다는 상위 개념이다. 

또 엔진의 멀티버스를 위한 거대한 '연합'이 존재한다는 점은 게임간의 컬래버가 언제든 쉽게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게임만 재미있다면, 엔진 멀티버스의 폭발적인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 

거대한 엔진 연합으로 '컬래버'가 쉬워진다
거대한 엔진 연합으로 '컬래버'가 쉬워진다


◇ 유니티엔진SDK 공개로, 점점 커지는 '멀티버스'

최초 엔진의 '멀티버스'에 참여를 선언한 회사는 6개 게임이다. 작년 8월 엔진은 '에이지 오브 러스트', 9라이브즈 아레나, 크립토파이트, 워 오브 크립토, 캣츠 인 메크, 포레스트 나이트 등 6개 게임이 블록체인 기반 다중세계 구현 프로젝트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당시 에이지 오브 러스트의 개발사인 스페이스파이어릿게임즈는 SNS를 통해 이런 말을 남겼다.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같은 멀티버스를 구현하기 타 게임 개발사들과 협력하고 있다. 꿈을 현실로 만들 것"이라고 했다. 영화 레디플레이어원은 스티븐 스필버그의 영화속 세계를 탐험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다양한 게임 캐릭터도 있다(사진=pinterest)
영화에는 다양한 게임 캐릭터도 있다(사진=pinterest)

 

그 꿈이 7개월 만에 현실이 됐다. 세계 최대 게임 컨퍼런스인 GDC2019에서 엔진의 CTO가 '멀티버스'의 시연을 선보인 것. 그는 이 시연에서 엔진 SDK 데모를 통한 유니티 게임에서 블록체인 자산 통합 방법 △블록체인 아이템 판매를 위한 스토어 구축 방법 △디지털 아이템을 위한 인 게임 거래와 마켓 플레이스 구축 방법을 선보였다. 

GDC가 열리기 며칠 전 유니티 엔진 SDK도 공개됐다. 유니티 엔진 기반의 게임이라면 단 몇 시간만에 게임을 블록체인화 할 수 있는 도구다. '멀티버스'의 실현이 더 가까워졌고, 대중성도 커졌다. 멀티버스에 참여한다는 회사도 추가됐다. 특히 18년 이상의 게임 개발 경험을 지닌 이니그마게임스는 엔진의 멀티버스를 지원할 자사의 게임 5종을 윈도우와 PC 버전으로 배포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회사가 선보일 멀티버스게임은 워리어스2와 실드오브살웬드, 세타워리어스 디펜스, 민민, 솔브드온라인의 5종이다. 

신규멀티버스 게임 5종
신규 멀티버스 게임 5종

 

◇ 킬러 타이틀 있어야...유니티 엔진 기대작은?

엔진의 '멀티버스'는 유니티엔진 게임에 한계를 두지 않는다. 유니티엔진이 자리를 잡으면 언리얼엔진으로 SDK의 범위를 확대할 예정이고, 게임의 경계를 벗어나 '멀티버스'의 범위를 확대할 예정이다. 하지만 하나의 플랫폼이 대중적인 인기를 얻으려면 킬러 타이틀이 나와야 한다. VR게임도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으며 폭발적인 성장을 기대했지만 킬러 타이틀이 없어 큰 성장 없이 답보 상태다. 

기대작 모두에 '쿄(kyo)'가 등장한다면?
기대작 모두에 '쿄(kyo)'가 등장한다면?

멀티버스의 가능성은 기존 게임이나 앞으로 나올 기대작 중에서 찾아야 한다. 한국만 해도 훌륭한 기대작이 많다. 유니티엔진 기대작은 넷마블의 'A3:스틸얼라이브'와 'BTS월드', 넥슨의 '마비노기모바일', 컴투스의 '서머너즈워 MMORPG', SNK의 '더킹오브파이터즈', 엑스엘게임즈의 '달빛조각사' 등이다. 그래픽 보다는 진정한 게임성이 기대되는 초기대작들이다. 이들 기대작의 캐릭터와 아이템을 다른 게임에서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면? 상상만 해도 멋진 일이다. 예를 들면 더킹오브파이터즈의 '쿄'를 가지고 A3의 배틀로얄 모드에서 1위를 할 수도 있는 일이다.

여러 기대작 중 방탄소년단을 소재로 한 넷마블의 신작 'BTS월드'와 엔진의 '멀티버스'는 궁합이 잘 맞다. '글로벌'이라는 키워드 때문이다. 방탄소년단의 인기는 세계적이다. 엔진의 목표도 글로벌이다. 'BTS월드'에서 방탄소년단의 한정판 캐릭터에 가치가 매겨지고, 차기작에서도 캐릭터와 가치가 꾸준히 이어진다고 했을 때,  방탄 아미들이 보여줄 파급력은 상상하기조차 힘들다. 엔진의 사업 방향이 어디로 향해야할지, 명확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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