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담보대출, ‘약세장이 기회’… 매출 10배 증가
암호화폐 담보대출, ‘약세장이 기회’… 매출 10배 증가
  • 김재희 기자
  • 승인 2019.01.04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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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시장 침체로 자금 조달이 어려워져 인력을 줄이고 허리띠를 졸라매는 벤처기업이 늘어나는 반면, 암호화폐 대부업계는 호황이다.

2일(현지 시각) 미국 증권 경제 미디어 블룸버그통신은 “암호화폐 시장이 약세로 전환되면서 암호화폐 담보대출이 인기”라며, “암호화폐를 낮은 가격에 팔지 않으려는 채무자와 단기 차익을 위해 암호화폐를 빌려 매도하려는 ‘큰손’이 주 고객”이라고 보도했다.

대부분의 암호화폐 대부업체들은 2017년에 사업을 시작했다. 초창기에는 투자자가 상승을 기대하고 매수한 암호화폐를 담보로 돈을 빌려줬다. 하지만, 이들은 2018년 암호화폐 가격이 폭락하면서 사업 방향을 바꿔, 손실 중인 암호화폐 투자자가 자금을 융통하거나 하락장에 베팅하려는 투자자에게 초점을 맞춤으로써 약세장에서도 사업이 번창하고 있다.

암호화폐 대부업체 블록파이(BLockFi)는 암호화폐 전문 자산운용사인 '갤럭시 디지털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창업자 마이클 노보그라츠(Michael Novogratz)가 5,250만 달러를 투자한 지난해 6월 이후 매출과 고객이 무려 10배 규모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온라인 암호화폐 대출 시장 이더렌드(ETHLend)를 소유한 스위스계 핀테크 기업 에이브(Aave)는 사업 흑자전환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 회사는 최근 영국 런던에 지사를 열었고 곧 미국 시장 진출할 계획이다.

암호화폐 대부업체 솔트렌딩(Salt Lending)도 지난해 매출이 많이 증가해 직원 수를 늘렸다.

암호화폐 장외거래(OTC) 서비스업체 제네시스 글로벌 트레이딩(제네시스 캐피탈)의 마이클 모로 대표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6주간 1억4000만 달러의 대출을 포함해서 현재까지 7억 달러 이상의 대출을 실행시켰고 사업 첫날부터 이익을 봤다”며, ”암호화폐 대출 시장은 약세장인 지금이 기회”라고 말했다. 제네시스는 아시아 등 지역에서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올해 직원 수를 두 배 이상 늘릴 계획이다.

이들 업체의 매출과 수익이 급증한 배경에는 대출 수요 증가와 함께 높은 이자율이 한몫했다. 제네시스 캐피탈의 경우 비트코인을 빌릴 때 연간 10~12%의 이자율을 적용한다.

담보비율은 업체마다 기준이 다르지만, 부실위험과 함께 암호화폐 가치하락에 대비해 주택담보 대출에 비해 상당히 낮은 비율만을 인정하는 것이 보통이다. 제네시스 캐피탈은 100만 달러를 빌리려면 120만 달러 상당의 암호화폐를 담보로 요구하고, 블록파이의 경우 5천 달러 대출을 원할 경우, 1만 달러를 담보로 제공해야 한다.

최근 암호화폐 대부업체들은 사업 확장에 집중하고 있다. 블록파이는 비트코인 예금계좌와 신용카드 등의 서비스를 추가할 계획이고, 이더랜드는 스위스와 호주의 다른 업체들과 제휴를 논의 중이다.

블록파이 잭 프린스 대표는 “소비자 관점에서 대부업은 대출로 시작돼 다각화한 핀테크 회사처럼 보이기 시작할 것”이라며 “학생 대출부터 모기지, 재산 관리 등으로 확장한 소파이와 유사하다”고 소개했다.

에이브의 스타니 쿨레초프 대표는 블룸버그통신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강세장에서는 웬만한 사업이 잘되지만, 진정한 마술은 약세장에서 잘 될 때 일어난다"며, "암호화폐 담보대출 모델은 가장 드문 것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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