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게임의 ‘넘사벽’, 게임물관리위원회 등급 받기
블록체인 게임의 ‘넘사벽’, 게임물관리위원회 등급 받기
  • 김재희 기자
  • 승인 2019.01.03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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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게임에 대한 게임물관리위원회(이하 게임위)의 등급 판정이 늦어지면서 국내 블록체인 게임 개발사가 해외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암호화폐에 대한 정부의 입장표명이 늦어져 게임위의 심의 일정은 무기한 연기상태고 게임개발사는 어떤 방향으로 게임을 만들고 서비스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는 것이다.

게임위는 지난 6월 국내 최초로 게임에 암호화폐 개념을 도입한 모바일 게임 '유나의 옷장'을 재등급 분류 대상으로 선정해 놓고 해가 지나도록 해당 게임에 대한 최종 등급을 결정하지 못했다. 이 게임은 이용자가 직접 꾸민 의상을 암호화폐로 사고팔 수 있어 공개 당시 업계의 관심이 집중됐는데, 암호화폐를 현금으로 환전할 수 있다는 점이 사행성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게임위의 심의 일정조차 알 수 없게 되자, 게임개발사는 결국 작년 12월 19일 서비스를 종료했다.

 

이미지=유나의 옷장, 출처=플레로게임즈
이미지=유나의 옷장, 출처=플레로게임즈

암호화폐를 이용한 블록체인 게임은 국가 간 경계 없이 모든 이용자가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업계는 블록체인 게임은 아직 느린 네트워크 속도와 타 플랫폼에 비해 낮은 그래픽 수준, 부족한 게임성 등의 문제점 때문에 아직 활성화가 되지 않은 만큼 이를 해결하는 게임이 킬러 타이틀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블록체인 게임에 대한 첫 국내 유통 심의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던 게임업체들은 개발단계부터 유통에 제약이 거의 없는 해외 시장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업계에 따르면, 네오위즈(대표 문지수) 자회사 네오위즈플레이스튜디오가 개발한 블록체인 게임 '솔리테어 듀얼 온 이오스'도 지난해 12월 21일 한국을 제외한 글로벌 시장에 출시됐다. 이 게임 이용자는 암호화폐인 이오스(EOS)를 사용해 대전에 참가할 수 있다. 솔리테어 듀얼 온 이오스는 진행 시 필요한 재화를 암호화폐로 사용하는 것뿐만 아니라 게임 참여, 사용자 매칭, 게임 결과 및 상금 지급 등 모든 과정을 블록체인에 기록 및 공개해 신뢰성을 높였다.

한빛소프트는 지난해 12월부터 전 세계 7억 명의 가입자를 확보한 리듬 액션 게임인 '오디션'의 글로벌 버전에 블록체인 플랫폼 '브릴라이트'를 연동하는 내부 테스트를 해외 파트너사인 태국 아시아소프트와 함께 진행 중이다. 오디션 이용자는 게임 플레이만으로 암호화폐인 브릴라이트코인(BRC)을 획득할 수 있다. 내년 상반기 브릴라이트 블록체인 메인넷이 가동되면 오디션뿐 아니라 브릴라이트 생태계 내 모든 게임에서 BRC를 활용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NHN엔터테인먼트, 위메이드 등 대형 게임개발사들도 올해 안으로 출시할 목표로 블록체인 게임을 준비 중이다. 이들도 국내 출시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해외출시가 목표다.

게임업계는 암호화폐에 대한 기준과 가이드라인이 없어 게임 개발 및 사업 방향성을 결정할 수 없다며 빠른 심사를 촉구하고 있다.

김웅겸 블록체인벤처스 대표는 “국내 시장은 어떤 정책이 나올지 알 수 없는 만큼 해외 시장을 중점으로 개발하고 있다”며 “기반이 될 내수 시장이 있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큰 차이가 있는 만큼 앞으로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에드라코리아의 곽준규 대표는 “정부에서 어떤 정책을 낸다면 업체는 당연히 그 방향에 맞춰서 사업을 진행할 것이다. 하지만 어떤 정책도 내놓지 않은 상황이라 우리가 어떤 행동을 하는 것이 옳은지 알 수가 없다”며 빠른 심사를 촉구했다.

상황이 이렇게 흘러가는데도 게임위는 “해당 결정이 국내에서 게임과 암호화폐 서비스의 기준이 될 수 있는 첫 사례인 만큼 정부 기조에 따라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자칫 사행성이 될 만한 요소를 규제하지 않으면 바다이야기와 같은 사태를 반복하거나 반대로 과도하게 규제할 경우 셧다운제처럼 게임 사업의 성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주요 암호화폐가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는 등 세계적으로 불안정한 모습이 이어진 만큼 암호화폐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늘어난 것도 조심스러워진 이유 중 하나다.

게임위 관계자는 “게임과 암호화폐가 사례를 처음으로 판단하는 만큼 법적인 부분까지 고려하면서 검토 기간이 길어지고 있다”며 “암호화폐가 게임업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판단이 어려워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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